사람들이 날 복도처럼 지나 갔다.
어떤 이는 뛰어서
또 어떤 이는 살금살금
복도 옆에는 그 무언가
강의실이나 실험실 같은 것이
유령처럼 달라붙어 있었다
복도를 육체라고
그 유령을 두뇌라고 이름 붙혀볼까
아니
복도로 시작해
복도로 끝나네
라고 비웃고 지나가는 저 사람은
언젠가 만난 적 있는
우리 아버지같다
먼지때문에 폐를 다쳤지만
나는 복도를 닦지 않았다
알약은 면역체계를 위축시켰다
그리하여
신을 벗고 올라오시오 라고
또
정숙보행 이라고 적었다가
마침내
관계자 외 출입금지를 붉은 글씨로 써붙혔다
그러나 아무도 읽지 못했다
문맹의 마을이었나
복도는 복도다
그렇게 태어난 사람이 있어
사람들은 아무렇게 서리하고
아무렇게 울타리를 넘어 다녔다
정자나무 아래에
왜 사람이 들끓을까
그는 우주의 가을을 말하며
종교의 길로 들어섰다
나는 그 아버지의 눈물을 말없이 보고 있었다
나를 착하다 고 하는 사람은
다들 나를 만만하게 봤어요 라고 그는 중얼거렸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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